2025년 9월은 생성형 AI 산업의 전략적 투자와 기술 진화가 두드러진 시기였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거액을 투입해 스타트업 인수와 인재 영입에 나서며 AI 생태계 주도권 경쟁을 이어갔다. 한편 멀티모달 AI 모델과 경량화 기술 등 최신 LLM 분야에서의 기술 혁신이 활발했고, 대형 AI 기업의 글로벌 진출과 협력도 가속화되었다. 또한 AI 저작권 첫 합의 사례가 등장하는 등 정책·규제 면에서도 중요한 전기가 마련되었고, 화제의 젊은 창업가 이야기까지 더해지며 다양한 논의가 일어난 한 달이었다.

산업계 동향: 대표 기업 투자·제휴

오픈AI는 스타트업 인수에 1조 5천억원 규모의 거금을 투입하며 사업 확장에 나섰다. 9월 초 소프트웨어 기능검수 플랫폼 스타트업 ‘스탯시그(Statsig)’를 약 11억 달러(약 1조5천억원)에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2023년 조니 아이브의 하드웨어 스타트업 io 인수(65억 달러)와 AI 코딩 스타트업 윈드서프 인수 시도(30억 달러)에 이은 대형 딜로, 오픈AI의 응용 서비스(App) 사업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이번 거래로 스탯시그 창업자는 오픈AI 애플리케이션 부문 CTO에 합류하게 되었으며, 규제 당국 승인 절차만 남겨둔 상태다. 또한 오픈AI는 7월에 시도했다 무산된 윈드서프 인수 대신, 9월에는 애플 개발도구용 AI 보조 서비스 ‘알렉스(Alex)’ 팀을 인재 인수(액퀴하이어) 방식으로 영입했다. 이를 통해 X코드(Xcode) 환경에서의 코딩 에이전트 개발 역량을 확보하고, 오픈AI의 코드 생성 모델 코덱스(Codex) 부서를 강화했다. 알렉스 팀 합류로 오픈AI는 Swift 등 애플 생태계 프로그래밍 언어 지원을 확대하고, 10월 1일부터 해당 앱 서비스를 중단하는 대신 핵심 인력이 오픈AI에 합류해 Codex 개발에 전념하게 되었다. 이처럼 오픈AI는 거액 M&A와 인재 영입을 병행하며 엔터프라이즈 기능부터 코딩 도구까지 AI 풀스택을 아우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쿠팡이 75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해 이커머스 분야의 차세대 기업(일명 ‘제2의 쿠팡’)을 발굴하는 등 투자가 지속되었다. 한편 네이버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편입을 추진하며 AI 외 신성장 영역에서도 활발한 M&A를 전개했다. 글로벌 기업으로는 오라클이 MySQL 개발팀 70여명을 해고하는 등 구조조정 소식도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빅테크들은 AI 관련 핵심역량 확보에 집중 투자하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9월 10일 OpenAI는 한국 지사 ‘오픈AI 코리아’ 공식 출범을 발표했다. 이는 아시아에서 세 번째, 전세계 열두 번째 지사로서, 한국을 차세대 글로벌 AI 허브로 선택한 것이다. OpenAI 최고전략책임자(CSO) 제이슨 권은 “한국은 첨단 인프라와 혁신 기업, 기술 친화적 소비자가 결합된 풀스택 AI 생태계를 갖춘 이상적 허브”라며, “한국의 AI 대전환을 위한 파트너가 되겠다”고 밝혔다.

오픈AI 코리아는 스타트업·대기업과의 협력, 학계 및 정부와의 연계를 통해 한국 전역에 최신 AI 기술을 제공하는 비전을 제시했다. 실제로 OpenAI는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챗GPT를 카카오 플랫폼에 통합 준비 중이며, SNU(서울대)와 AI 연구 MOU를 체결하는 등 산업·교육 분야 협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한국을 AI 주요 시장으로 인정하고 적극 진출하려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기술 진보: LLM, 에이전트, 멀티모달, 경량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xAI는 차세대 LLM ‘Grok-4-Fast’를 새롭게 공개했다. 이 모델은 기존 Grok-4와 유사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평균 40% 적은 토큰으로 동일 작업을 수행하여 비용 효율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xAI는 토큰당 가격 인하와 효율 향상을 통해 동일 성능 구현 비용을 98% 절감했다고 밝혔는데, 독립 검증 결과 업계 최고 수준의 가격 대비 지능비율을 보였다. 또한 Grok-4-Fast는 200만 토큰 컨텍스트 창을 지원하고, 웹 실시간 검색과 코드 기능도 강화되었다. 추론 모드와 비추론 모드 통합 등 모델 구조 최적화를 통해 지연 시간과 토큰 소모를 줄였으며, 벤치마크에서 전 버전 대비 성능 향상도 입증했다.

한편 Meta의 FAIR 연구팀은 코드 생성 특화 LLM ‘CWM(Code World Model)’을 발표하여 월드 모델 개념을 접목한 새로운 접근을 선보였다. 약 320억 매개변수의 디코더 모델인 CWM은 단순 코드 텍스트 학습을 넘어 코드 실행 과정과 환경 상호작용 데이터까지 학습에 포함시킴으로써, 실제 개발자처럼 문제 이해-수정-검증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파이썬 실행 추적 데이터와 도커(Docker) 환경에서의 상호작용 로그를 대량으로 학습하여, 코드가 실행되며 변수 값이 어떻게 변하는지, 테스트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등을 모델이 내재적으로 예측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CWM은 기존 정적 코드생성 모델의 한계를 넘어 심층적인 코드 이해와 디버깅 능력을 갖추었으며, 여러 코딩 벤치마크에서 최고 수준의 정확도를 기록하는 등 성능을 입증했다.

중국 알리바바는 텍스트·이미지·음성·영상을 단일 모델에서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 모델 ‘큐원3-옴니(Qwen3-Omni)’를 오픈 소스 공개했다. 이 모델은 Apache 2.0 라이선스로 배포되어 누구나 무료로 다운로드·수정·상업적 활용이 가능하며, 한국어를 포함한 119개 언어의 텍스트와 19개 언어의 음성을 지원한다. 특히 실시간 대화와 장문 추론에 적합하도록 설계되었고, 텍스트 및 음성의 입출력을 모두 다룰 수 있어 다양한 멀티모달 응용에 활용될 전망이다.

한편 Anthropic의 Claude도 기능 면에서 진화를 거듭했다. 9월에 발표된 ‘메모리(Memory)’ 기능은 팀 단위 업무 맥락을 Claude가 지속적으로 기억하여, 매 대화마다 컨텍스트를 다시 설명하지 않아도 연속적인 업무 진행을 도와주는 기능이다. 사용자는 Claude가 기억하는 내용을 설정 화면에서 확인·편집할 수 있고, 대화 저장을 원치 않을 경우 ‘시크릿 모드(Incognito chats)’도 사용할 수 있다. 이 메모리 기능은 우선 엔터프라이즈 및 팀 요금제 사용자에게 순차적으로 제공되며, Anthropic이 기업용 AI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또한 Claude 2 모델은 최근 파일 생성·편집 기능까지 선보여, 사용자가 요청하면 AI가 직접 로컬에 파일을 생성하거나 코드를 편집해주는 등 에이전트적 능력을 한층 강화했다. 이 밖에도 RustGPT처럼 Rust 언어로 구현한 순수 트랜스포머 LLM 공개, Mistral AI의 경량 모델 발표 등 오픈소스 LLM 커뮤니티의 움직임도 활발했던 한 달이었다.

글로벌 정책 및 규제 변화

미국에서 생성형 AI의 저작권 법적 분쟁과 관련한 역사적인 선례가 등장했다. 9월 말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은 Anthropic과 작가들이 제기한 집단저작권 소송에서 15억 달러(약 2조원) 규모의 합의안을 승인했다. 이는 AI 저작권 분쟁 사상 첫 합의 사례이자 역대 최대 규모의 배상 합의로 기록되었으며, 주요 AI 기업들이 직면한 저작권 문제에 중요한 선례를 남긴 것으로 평가된다.

Anthropic은 소송 합의금으로 2조원에 달하는 거액을 지급하기로 함으로써, 생성형 AI 모델이 타인의 저작물 학습으로 인한 법적 책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첫 사례가 되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가 각국에서 잇따르는 AI 저작권 침해 소송들의 향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으며, AI 개발사들에게 일종의 경고 메시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처럼 법·규제 분야에서 AI에 대한 새로운 기준점이 형성되면서, 향후 AI 모델의 학습 데이터 및 출력물에 대한 저작권 정책 논의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9월에는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의 AI 규범 논의도 이어졌다. 유럽연합(EU)은 생성형 AI 규제를 담은 AI 법안(AI Act)의 연내 시행을 준비하면서, 산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세부 가이드라인을 조율했다. 미국 백악관은 AI 안전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주요 AI 기업들과 AI 모델의 안전성 검증 및 투명성 강화를 자율적으로 약속하는 ‘AI 책임 광장’ 프로그램을 발표했고, G7 국가들은 AI 코드오브콘덕트(Code of Conduct)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다.

한편 영국 정부는 오는 11월 AI 안전 정상회의 개최 계획을 밝혀, 글로벌 AI 리더십 확보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AI 윤리 기준’ 개정안이 발표되어, 초거대 AI 시대에 맞는 데이터 투명성·책임성 강화 원칙을 제시했다. 전반적으로 9월은 각국이 AI 발전을 촉진하되 위험을 완화할 규제 장치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했던 시기였다.

주요 사건 및 인물

9월 초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가 방한하여 정부 관계자 및 스타트업들과 AI 전략을 논의했다. 특히 “AI는 코파일럿이자 생산성 혁신의 핵심”이라 강조하며, 한국 기업들의 AI 도입을 지원할 뜻을 밝혔다. 이는 오픈AI와 파트너십을 맺은 MS가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실리콘밸리를 떠들썩하게 한 21살 창업가” 이야기가 국내외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한국계 청년 Roy Lee(로이 리)는 인터뷰 상대의 답변을 대행해주는 AI 기반 치팅 챗봇 서비스 ‘Cluely’를 선보여, 불과 두 달 만에 월 매출 70억원을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하버드 대학을 중퇴하고 창업한 그의 이력과 더불어, 짧은 시간에 거둔 이례적 성과가 알려지자 투자와 마케팅의 과열 현상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인터뷰 부정행위를 조장한다”는 윤리적 비판부터 “과대 홍보된 거품”이라는 회의적 시각까지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고, 일각에서는 그의 전략(인터뷰 치팅 도구, 50명 인턴 고용 바이럴 마케팅 등)을 둘러싼 잡음이 스타트업 생태계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비록 Roy Lee 본인은 “리스크를 감수한 혁신”이라 주장하지만, 이번 사례는 젊은 창업가에 대한 지나친 투자 열기와 윤리적 기준에 대해 업계가 다시 한 번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AI 스타트업 xAI를 통해 기술 행보를 이어가는 한편, 9월에 정치·사회적 발언으로도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한 매체는 “배은망덕하다 트럼프에 분노하더니…머스크 돌변한 까닭”이라는 기사에서 머스크가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가 이후 일부 입장을 번복한 일화를 소개하며, 머스크의 변덕스러운 행보를 조명했다. 이처럼 세계적 AI 리더의 일거수일투족이 대중의 관심사임을 보여준 사례로, 향후 그의 언행이 xAI 및 AI 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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