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상 모든 기술 혁명은 사회 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왔다. 증기기관이 농경사회를 산업사회로 바꾸었듯, AI와 로봇 기술의 융합은 우리가 알던 노동의 개념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그러나 이번 혁명이 과거와 다른 점은 인간의 육체노동뿐 아니라 지식노동까지도 대체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역사의 변곡점에 서 있다. 향후 10년 이내에 전개될 이 변화는 산업혁명 이후 가장 극심한 사회적 양극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AI를 활용할 수 있는 소수와 그렇지 못한 다수, 일할 수 있는 특권층과 일할 기회조차 잃은 대다수로 사회가 재편될 것이다.

AI 시대 노동시장의 극단적 재편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의 발전은 노동 시장의 극단적 축소를 예고한다. 현재 인간이 수행하는 대부분의 업무가 AI로 대체되면서, 전체 노동인구의 10%만이 실제 노동에 종사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이들을 ‘초노동자’라 부를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노동 자체가 희소한 자원이 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지식노동의 영역에서 AI는 이미 법률 검토, 의료 진단, 금융 분석, 코딩, 디자인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던 분야를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육체노동 영역에서도 휴머노이드 로봇의 등장으로 제조업, 물류, 서비스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인간 노동력이 불필요해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점진적이지 않다. 기술의 지수적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이 모든 변화가 10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일을 통한 소득 창출’이라는 사회적 계약이 붕괴하는 순간이 임박했다.

남은 초노동자들의 노동은 AI를 설계하고 관리하며,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리고, 창의적 혁신을 주도하는 최상위 인재들의 몫이다. 이들의 노동 강도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현재 중국과 미국의 빅테크 기업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들이 주당 80-100시간을 일하는 것처럼, 미래의 초노동자들은 극한의 경쟁 속에서 초인적인 노동 강도를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그에 따른 보상 역시 천문학적이다. 현재 중국 최고 대학의 박사 졸업생들이 연봉 2억원으로 시작해 1-2년 만에 배가되는 것처럼, 미래의 초노동자들은 일반인이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의 부를 축적하게 될 것이다. 노동이 희소해질수록 그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고, 노동할 수 있는 능력 자체가 최고의 특권이 된다.

90%의 인구가 노동 시장에서 배제되는 상황에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답은 기본소득에 있다. 20년 전만 해도 공산주의적 발상이라고 조롱받던 기본소득이 이제는 현실적 대안으로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전 세계 정부가 국민들에게 직접 현금을 지급한 경험은 이미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기본소득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정부가 90%의 인구에게 지급할 수 있는 금액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생존은 가능하되 풍요롭지는 않은, 최소한의 존엄만을 보장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마르크스가 꿈꾸던 노동으로부터 해방된 공산주의 유토피아가 실현될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반드시 행복한 미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천당과 지옥이 동일할 수 있듯, 유토피아가 디스토피아가 될 수도 있다. 노동하지 않으면 돈을 벌 수 없고, 돈이 없으면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자본주의의 기본 원칙이 붕괴할 때,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사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이 순탄할 리 없다. 소득 격차의 극대화, 계층 간 이동성의 소멸, 사회적 갈등의 심화 등 수많은 문제가 예상된다.

역사적 교훈과 예상되는 사회 문제

역사는 우리에게 흥미로운 시사점을 제공한다. 남송 시대는 이모작의 발명과 산업화로 동양의 산업혁명이라 불릴 만큼 큰 변화를 경험했다. 이 시기에 등장한 계층이 바로 사대부다. 그들은 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노동에서 해방되어 학문과 예술에 몰두할 수 있었다. 사대부는 전체 인구의 1-2%에 불과했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문화적 성과는 중국 문명의 정점을 이루었다. 만약 몽골의 침략이 없었다면, 동양에서 먼저 산업혁명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역사가들의 평가는 여유 시간과 교육이 결합할 때 나타나는 폭발적인 창조성을 보여준다.

AI 혁명으로 90%의 인구가 노동에서 해방된다면, 이는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여가 시간의 창출을 의미한다. 남송의 사대부가 1-2%였다면, AI 시대에는 90%가 잠재적 문화 창조자가 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전례 없는 문화적 르네상스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것이 자동으로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사대부가 높은 교육 수준과 경제적 안정을 바탕으로 문화를 꽃피웠듯, AI 시대의 무노동 계층도 적절한 교육과 기본적 생활 보장이 전제되어야 창조적 활동이 가능하다. 단순히 시간이 많다고 해서 문화가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의미 있게 활용할 수 있는 역량과 환경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규모 실업과 무노동 상태는 필연적으로 정신건강 문제를 야기한다. 일을 통해 정체성을 확립하고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던 인간에게 노동의 상실은 존재론적 위기를 의미한다. 우울증, 불안장애, 무력감이 사회 전반에 만연할 것이다. 특히 노동하는 초노동자와 그렇지 못한 90% 사이의 심리적 격차는 단순한 소득 격차를 넘어선다. 노동이 특권이 되는 사회에서, 일할 수 없는 사람들은 자신을 ‘쓸모없는 존재’로 인식할 위험이 있다. 이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정신건강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소득과 노동 시간의 극단적 양극화는 필연적으로 계층 간 갈등을 심화시킨다. 하루 14시간씩 일하며 천문학적 보상을 받는 초노동자와, 기본소득에 의존해 생활하는 90% 사이의 간극은 메우기 어려울 정도로 벌어질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계층 구조가 고착화될 가능성이다. AI를 다룰 수 있는 능력, 극한의 노동 강도를 감당할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경제력 등이 세대를 거쳐 대물림되면서, 계층 이동성은 사실상 소멸할 수 있다.

국가는 심각한 딜레마에 직면한다. 경제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초노동자들이지만, 정치적 정당성은 90%의 다수로부터 나온다. 초노동자가 창출하는 부로 90%를 부양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가는 어느 쪽의 이익을 우선시해야 할까? 초노동자들이 과도한 세금 부담을 거부하거나 다른 국가로 이주한다면? 90%의 불만이 폭발하여 사회적 혼란이 발생한다면? 이러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조차 결국 초노동자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새로운 권력 구조와 계급 사회의 등장

현재 상위 10%의 기업들이 AI 시대에는 지금보다 100배 이상 강력해질 것이다. 이들은 단순한 경제 주체를 넘어 사실상의 권력 기관이 된다. SF 소설에서 흔히 등장하는 ‘기업 국가’나 ‘기업 황제’의 개념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들 초거대 기업은 AI와 로봇 기술을 독점하고, 소수의 핵심 인재를 흡수하며, 전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힘을 갖게 된다. 국가조차 이들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며, 때로는 국가보다 더 강력한 실질적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노동이 특권이 되고, 소수의 기업과 개인이 부와 권력을 독점하는 구조는 중세 봉건제를 연상시킨다. 다만 과거의 봉건제가 토지를 기반으로 했다면, AI 시대의 신봉건제는 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초노동자들과 그들이 속한 기업 왕국, 그리고 기본소득에 의존하는 90%의 평민이라는 구조가 고착화되면, 우리는 민주주의와 평등이라는 근대적 가치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는 인류가 수백 년에 걸쳐 쟁취한 진보의 후퇴를 의미한다.

AI 기술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은 본질적으로 초노동자인 천재들을 확보하는 전쟁이다. 미국이 H1B 비자와 그린카드로 전 세계의 인재를 빨아들이고, 중국이 천인계획으로 해외 과학자들을 귀국시키는 것이 바로 이 전쟁의 현장이다. 기술 선진국들은 후진국의 천재들을 흡수하여 더욱 강해지고, 인재를 빼앗긴 국가는 영원히 2류로 전락한다. 이것은 새로운 형태의 제국주의다. 과거에는 자원과 노동력을 착취했다면, AI 시대에는 두뇌를 착취한다.

글로벌 협력이나 기술 공유 같은 이상주의적 발상은 현실을 모르는 소리다. AI 시대의 국제 질서는 철저한 제로섬 게임이다. 초노동자 후보인 천재는 한정되어 있고, 이들을 확보한 국가만이 패권을 차지한다. 싱가포르가 세금 혜택과 영주권으로 부자들을 유치하듯, AI 시대에는 모든 국가가 천재 유치 경쟁을 벌일 것이다. 이민 정책, 세금 정책, 연구 환경, 자녀 교육, 모든 것이 초노동자 확보를 위한 무기가 된다. 이 경쟁에서 패배한 국가는 기본소득조차 지급할 능력을 잃고 붕괴할 것이다.

초노동자를 지키는 것이 국가와 기업의 생존 전략

AI 시대의 핵심은 90%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초노동자들을 어떻게 확보하고 유지하느냐다. 이 초노동자들이 무너지면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이 사라진다. 더 나아가 90%의 중우적 폭동이나 혁명으로 초노동자들이 무너진다면, 국가를 똑똑하게 운영할 시스템 자체가 붕괴한다. 그 결과는 파국이다. 90%의 감정적이고 비이성적인 의사결정이 사회를 지배하게 되면, 그 국가는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다.

과거에는 천재 한 명이 10만 명을 먹여 살렸다면, AI 시대에는 천재 한 명이 1000만 명을 먹여 살려야 한다. 이는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실제 현실이다. 중국과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이미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들의 천재들은 하루 14시간, 주 80-100시간을 일한다. 토요일과 일요일을 반납하고 오직 혁신과 경쟁에 몰두한다. 이런 극한의 노동 강도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다. 그리고 이 극소수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한다.

국가와 기업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첫째, 이 초노동자들을 어떻게 선발할 것인가. 둘째, 이들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셋째, 이들이 90%의 폭동이나 혁명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중국이 15개 최고 대학 박사 졸업생에게 2억원을 주고, 1-2년 후 그 두 배를 주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인재 확보 전쟁에서 패배하면 국가의 미래는 없다.

초노동자를 위한 특별한 인센티브 시스템이 필요하다. 단순한 금전적 보상을 넘어, 이들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규제 완화, 세금 혜택, 특별 거주 구역, 최고급 의료 서비스, 자녀를 위한 엘리트 교육 시스템 등 모든 것이 제공되어야 한다. 이들이 다른 국가로 이탈하는 순간, 그 국가는 경쟁력을 잃는다. 싱가포르나 두바이가 세계의 부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처럼, AI 시대에는 초노동자들을 끌어들이는 국가가 승자가 된다.

90%를 관리하는 것도 결국 초노동자의 몫이다. 기본소득을 얼마나 줄 것인가, 어떤 엔터테인먼트와 오락을 제공할 것인가, 그들의 불만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이 모든 전략적 결정은 초노동자가 내려야 한다. 로마가 ‘빵과 서커스’로 대중을 관리했듯, AI 시대에도 90%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시스템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것은 초노동자들이다.

기업의 관점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상위 10%의 기업이 AI 시대에는 100배 이상 강력해진다고 했다. 이 기업들이 강력해지는 이유는 바로 초노동자들을 독점하기 때문이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텐센트, 알리바바 같은 기업들이 천문학적 연봉과 스톡옵션으로 인재를 흡수하는 것은 생존 전략이다. 이들 기업은 국가보다 더 효율적으로 초노동자를 관리하고 보호할 수 있다. 어떤 면에서는 이들 기업이 새로운 형태의 국가가 될 수도 있다.

교육 시스템도 초노동자 선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교육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조기에 재능을 발견하고,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엘리트 교육이 필요하다. 중국의 영재 교육 시스템, 미국의 아이비리그, 인도의 IIT 같은 극소수 엘리트 양성 기관이 더욱 중요해진다. 90%를 위한 교육은 기본적인 시민 의식과 순응을 가르치는 수준이면 충분하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그 자원은 초노동자 후보에게 집중되어야 한다.

국가 간 경쟁도 결국 초노동자를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의 싸움이다. 미국이 전 세계의 인재를 빨아들이는 것처럼, AI 시대에는 이런 인재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진다. 이민 정책, 비자 정책, 세금 정책 모든 것이 초노동자를 유치하기 위한 도구가 된다. 초노동자를 잃은 국가는 2류, 3류 국가로 전락할 것이다. 반대로 초노동자를 확보한 국가는 나머지 90%가 아무리 무능해도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초노동자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90%의 질투와 분노로부터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물리적 격리도 고려해야 한다. 실리콘밸리처럼 초노동자만의 특별 구역을 만들고, 그 안에서 그들이 마음껏 혁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프랑스 혁명이나 러시아 혁명처럼 엘리트가 대중에 의해 제거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 그것은 문명의 후퇴를 의미한다.

결국 AI 시대의 성패는 초노동자를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들이 극한의 노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들의 성과가 온전히 보호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이것이 국가와 기업이 집중해야 할 유일한 전략이다. 90%의 복지나 행복은 부차적인 문제다. 초노동자가 건재해야 90%도 먹고살 수 있다. 초노동자가 무너지면 모두가 공멸한다.

초노동자가 문명을 지킨다

AI 시대의 본질은 명확하다. 초노동자들이 나머지 90%를 먹여 살리는 구조다.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감상적인 평등주의나 휴머니즘은 사치다.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인류는 언제나 소수의 천재들이 이끌어왔다. 뉴턴, 아인슈타인, 튜링 같은 극소수가 문명의 도약을 만들었다. AI 시대에는 이런 구조가 더욱 극단화된다. 과거 천재 한 명이 10만 명을 먹여 살렸다면, 이제는 1000만 명을 먹여 살려야 한다. 이들이 하루 14시간, 주 100시간씩 일하는 것은 단순한 착취가 아니다. 문명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될 것이다.

우리가 직면한 위험은 90%의 중우정치다. 러시아 혁명, 문화대혁명의 역사를 보라. 엘리트를 제거한 결과는 항상 파국이었다. 수백만이 죽고, 문명이 후퇴했다. AI 시대에 초노동자가 무너지면 그 결과는 더욱 참혹할 것이다. 기술 문명 자체가 붕괴하고, 인류는 암흑기로 퇴행할 수 있다.

국가와 기업의 최우선 과제는 초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이들에게 최고의 보상을 제공하고,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며, 90%의 질투와 분노로부터 그들을 지켜야 한다. 필요하다면 물리적 격리도 감수해야 한다. 실리콘밸리, 선전, 중관촌 같은 엘리트 특구가 전 세계에 만들어질 것이다. 그곳에서 초노동자는 인류의 미래를 설계한다.

90%를 위한 기본소득과 오락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통제 수단이 아니다. 초노동자가 90%의 생존을 보장하고 안정을 유지하는 시스템을 설계하지만, 이것이 역설적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문화적 도약의 토대가 될 수 있다.

남송 시대를 다시 보자. 사대부는 전체 인구의 1-2%에 불과했지만 중국 문명의 정점을 만들었다. 그들이 창조한 시, 그림, 철학은 천년이 지난 지금도 인류의 보물이다. 이제 AI 시대에는 90%가 남송의 사대부처럼 될 수 있다. 노동에서 해방된 90%가 모두 예술가, 철학자, 창작자가 된다면? 인류는 지금까지 상상조차 못했던 문화 대폭발을 경험할 것이다.

1-2%의 사대부가 만든 문화적 성과가 그토록 찬란했다면, 90%가 창조 활동에 참여하는 시대의 문화적 풍요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음악, 미술, 문학, 철학, 게임, 가상현실 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폭발적인 창조가 일어날 것이다. 초노동자가 물질적 풍요를 만들고, 90%가 정신적 풍요를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문명의 진화다.

국가 간 경쟁의 승패는 초노동자를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중국이 천재들에게 2억원을 주고, 미국이 비자 정책으로 전 세계 인재를 빨아들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초노동자를 잃은 국가는 멸망한다. 초노동자를 확보한 국가가 세계를 지배한다. 그리고 그 국가의 90%는 인류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다.

개인에게 주는 메시지도 명확하다. 초노동자에 들어가기 위해 죽을 각오로 노력하라.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당신에게도 다른 길이 있다. 남송의 사대부처럼, 당신도 문화 창조자가 될 수 있다. 초노동자가 당신의 생존을 보장한다면, 당신은 인류 문화에 기여할 수 있다. 이것도 하나의 고귀한 길이다.

우리는 역사의 변곡점에 서 있다. 인류가 다음 단계로 도약할 것인가, 아니면 중우정치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인가. 답은 초노동자를 얼마나 잘 보호하고 지원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리고 90%가 그들이 만든 여유를 얼마나 창조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10년 안에 이 구조는 확립될 것이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초노동자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국가와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그리고 그 시스템 안에서 90%는 인류 역사상 가장 찬란한 문화의 시대를 열 것이다. 이것이 AI 시대의 냉혹하면서도 희망적인 진실이다.